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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의 광합성 효소 반응과 기후 스트레스의 연계성
    기후농업 생존전략 2025. 8. 5. 04:48

    감자는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주요 식량작물 중 하나로, 특히 저장기관인 덩이줄기를 통해 고탄수화물 식량을 제공하는 중요한 작물이다. 감자의 생장은 적절한 온도, 수분, 광도 등의 환경 요건이 충족될 때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최근 지구 평균 기온 상승, 강수량 불균형, 일조량 불안정 등 기후 변화의 양상이 심화하면서 감자는 다양한 형태의 기후 스트레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감자의 광합성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 중심에는 광합성 효소 군의 기능 변화가 존재한다.

     

    감자의 광합성은 C3 광합성 경로를 따르며, 광계에서 얻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엽록체 스트로마에서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탄수화물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는 다양한 효소들이 관여하며, 그중 루비스코(Rubisco), 루비스코 활성화효소(Rubisco activase), NADP-말산 탈수소효소(NADP-MDH) 등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온 상승이나 수분 부족, 광도 과잉과 같은 조건은 이들 효소의 발현과 활성을 저하시켜 광합성 전반의 효율을 떨어뜨린다.

     

    이 글에서는 감자의 광합성 효소들이 기후 스트레스 요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변화하는지를 생리학적, 생화학적, 유전자적 관점에서 정리한다. 효소 반응의 특성과 기후 요인의 구체적인 영향,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감자의 생장 반응까지 다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감자의 광합성 메커니즘과 주요 효소 시스템

    감자는 C3 경로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수행하며, 이 과정의 중심에는 루비스코라는 효소가 존재한다. 루비스코는 루불로오스-1,5-이중인산(RuBP)과 이산화탄소(CO₂)를 반응시켜 3-포스포글리세르산(3-PGA)을 생성하는 첫 단계의 효소이다. 이 반응은 칼빈-벤슨 회로 전체를 가동하는 핵심이므로, 루비스코의 기능 안정성은 감자의 생리 생장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루비스코는 온도, 수분, CO₂ 농도에 따라 효율이 변화하며, 고온이나 수분 부족과 같은 스트레스 조건에서는 산소화 반응을 우선하게 되어 광호흡이 증가하고 광합성 효율은 감소하게 된다. 루비스코의 활성을 조절하는 루비스코 활성화효소(RCA)는 ATP를 소비하여 루비스코를 재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RCA 자체도 열에 취약한 단백질로 알려져, 고온 환경에서는 루비스코의 활성화 효율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 외에도 광합성의 후속 반응에서는 프럭토스 1,6-비스포스파타제(FBPase)나 세둘로오스-1,7-비스포스파타제(SBPase), NADP-말산 탈수소효소(NADP-MDH) 등의 효소들이 당류 합성과 환원 반응에 관여하며, 감자의 저장기관 발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들 효소의 기능은 환경 조건에 따라 상시 조절되며, 기후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그 조절 메커니즘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에 따른 루비스코 및 RCA 반응 변화

    감자의 광합성 효소 중 루비스코와 RCA는 고온 조건에서 가장 빠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감자는 보통 18~22도 사이에서 최적의 광합성 속도를 보이며,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루비스코의 이산화탄소 친화성이 급격히 저하된다. 이 경우 루비스코는 이산화탄소가 아닌 산소와 반응하게 되며, 탄소 고정 반응 대신 광호흡이 우세해진다. 광호흡은 에너지와 탄소를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경로로, 광합성 산물의 축적을 저해하고 수량성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RCA는 루비스코의 활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효소나, 고온 스트레스는 RCA의 삼차 구조를 변형시키고 ATP 공급에도 차질을 일으켜 RCA 활성을 낮춘다. RCA의 기능이 저하되면 루비스코는 점차 비활성 상태로 축적되며, 전체 광합성 속도는 정체된다. 동시에 고온은 광계 II의 D1 단백질을 손상해 광화학적 전자 전달에도 지장을 초래하며, 그 결과로 과잉 에너지가 활성산소(ROS)로 전환되어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하게 된다.

    고온 조건에서는 이와 같은 산화 스트레스를 상쇄하기 위해 SOD, APX, CAT 등의 항산화 효소가 빠르게 유도되지만, 이러한 반응은 일시적이며 루비스코와 RCA의 회복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감자의 광합성 효소계는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연쇄적으로 기능이 저하되며, 덩이줄기의 비대 및 전분 축적 또한 지연되거나 억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감자의 광합성 효소 반응과 기후 스트레스의 연계성

     

     

    수분 스트레스와 효소 반응 억제

    감자는 상대적으로 수분 요구량이 높은 작물이며, 뿌리 계가 얕고 밀도가 낮기 때문에 건조 조건에 취약하다. 수분 부족이 발생하면 뿌리에서의 수분 흡수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식물체 내 수분 포텐셜이 낮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잎의 기공 폐쇄를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유입량이 급감하게 된다.

    CO₂ 농도가 낮아지면 루비스코는 산소와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광호흡 비율이 증가한다. 수분 스트레스는 광계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루비스코 외의 후속 효소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NADP-MDH는 환원 반응을 통해 전자 수용체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FBPase는 당류 합성의 결정 단계를 조절하는 효소이다. 이들 효소는 세포 내 산화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분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활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효소 반응의 억제는 감자의 탄수화물 축적 속도를 늦추고, 덩이줄기의 비대에 필요한 당류 공급을 감소시킨다. 특히 수분 스트레스가 생장 후기까지 지속될 경우, 감자의 수확량만 아니라 품질 지표인 전분 함량, 저장성, 조직 밀도 등이 모두 저하된다. 이는 효소 반응 억제가 단기적인 대사 혼란을 넘어서 작물 생산성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광도 변화 및 기상 불안정성과 효소 반응 민감도

    감자는 안정적인 광 조건에서 고효율의 광합성을 수행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일사량 급변이나 장기적인 일조 부족은 광합성 효율 저하로 이어진다. 과도한 광 조건은 광계 II의 광화학 단백질을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게 하며, D1 단백질의 손상은 전자전달의 차단과 연계되어 루비스코와 후속 효소들의 기능 저하를 유도한다.

    일조량이 부족할 경우에는 광계 작동률 자체가 낮아지며, NADPH와 ATP 생성량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루비스코의 기능이 저하되고, SBPase, GAPDH, SPS와 같은 후속 탄소 전환 효소들의 반응성이 제한된다. 광량 부족은 또한 탄소 전환 효율 저하로 이어져 저장기관으로의 당류 이동 속도를 늦추며, 이에 따라 덩이줄기의 전분 축적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감자는 특히 광 환경 변화에 민감하며, 하루 중 일조량 변화나 날씨 급변에 따라 광합성 효소들의 발현 패턴도 달라지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광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효소군 전체의 조절 메커니즘이 흔들리며, 이는 수량성과 품질 지표의 동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전자 수준의 조절과 품종별 반응 차이

    감자의 광합성 효소 반응은 단순한 단백질 수준의 변화가 아니라, 유전자 발현 수준에서 정교하게 조절된다. 고온이나 수분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루비스코 대소단위(rbcL, rbcS), RCA, FBPase, NADP-MDH 등 효소 유전자의 발현 패턴이 달라지며, 내성 품종과 감수성 품종 간에는 뚜렷한 차이가 관찰된다.

    내열성 품종에서는 고온 조건에서도 RCA 유전자의 발현 저하가 적고, 복구 속도 또한 빠르며, 항산화 효소 유전자의 상향 조절도 동시에 나타난다. 반면 감수성 품종에서는 RCA가 빠르게 불활성화되며, 루비스코와 후속 효소의 발현도 급격히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유전자 반응은 RNA-Seq 분석, qRT-PCR 정량, 단백질 프로파일링 등을 통해 측정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분자 마커를 기반으로 한 내재적 광합성 안정성 평가가 육종 프로그램에 활용되게 시작했다. 광계 보호 유전자(PsbA, PsbS 등)나 스트레스 전사因자(DREB, HSF, NAC 등)와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기후 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는 감자 품종의 선발과 개발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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